“국민연금 얼마 안 되던데 굳이 더 내야 하나요.”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 질문에 이번엔 숫자로 답한다. 39세 프리랜서 최은정씨처럼 소득 없던 24개월을 추납으로 채우면 2026년 요율 9.5% 기준 570만 원이 들지만, 3년만 미루면 660만 원으로 90만 원이 더 든다. 여기에 연기연금까지 얹으면 몇 살까지 사느냐에 따라 손익분기가 83세 11개월에서 갈리고, 국민연금을 더 받는 대가로 기초연금이 최대 17만 원 가까이 깎이는 계산까지 함께 따라온다.
최은정씨의 12년, 소득 없던 2년이 발목을 잡다
최은정씨는 대학 졸업 후 5년간 직장에 다니다 2020년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전환했다. 문제는 그 직후였다. 일감이 끊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4개월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 납부예외를 신청했고, 이후 다시 지역가입자로 등록해 지금은 기준소득월액 250만 원을 신고하며 보험료를 내고 있다. 내연금 사이트에서 예상 수령액을 조회해 본 그는 가입 이력이 10년 2개월에 그친다는 사실에 놀랐다. 최소 가입 기간 10년은 겨우 넘겼지만, 24개월의 공백이 고스란히 수령액을 깎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부터 최은정씨의 고민이 시작된다. 추납으로 그 공백을 메울지, 지금처럼 임의가입 성격의 납부를 계속 유지할지, 그리고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시기를 늦출지 말지까지, 결정해야 할 갈림길이 세 개나 놓여 있었다.
추납이냐 임의가입이냐, 2026년에 결정해야 하는 이유
최은정씨가 채워야 할 공백은 24개월. 기준소득월액 25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2026년 보험료율 9.5%를 적용했을 때 월 23만 7,500원, 24개월 총 570만 원이 든다. 그런데 이 금액은 신청 시점이 아니라 실제 납부기한이 속한 달의 요율을 따른다. 2025년 11월 25일 시행된 개정 국민연금법에 따라 추납보험료 산정 기준이 ‘신청한 날이 속하는 달’에서 ‘납부기한이 속하는 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미루면 미룰수록 손해다. 아래 표처럼 2027년으로 미루면 30만 원, 2029년까지 늦추면 9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 납부 연도 | 적용 보험료율 | 월 보험료(기준소득월액 250만 원) | 24개월 추납 총액 | 2026년 대비 추가부담 |
|---|---|---|---|---|
| 2026년 | 9.5% | 23만 7,500원 | 570만 원 | 기준 |
| 2027년 | 10.0% | 25만 원 | 600만 원 | +30만 원 |
| 2029년(예상) | 11.0% | 27만 5,000원 | 660만 원 | +90만 원 |
여기서 창구 안내가 잘 짚어주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다. 목돈이 없어 분할납부를 선택하면 분할납부이자(1년 만기 정기예금이자율 적용)가 별도로 가산되고, 남은 회차의 납부기한이 다음 해로 넘어가면 그 회차부터는 인상된 요율이 적용될 수 있다. 즉 처음 상담받은 총액과 실제 완납 총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목돈을 마련해 일시납으로 끝낼 수 있다면 그쪽이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납 금액대별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따로 계산해 둔 글이 있으니, 570만 원처럼 애매한 금액대에서 몇 년 만에 본전이 되는지는 국민연금 추납 체크리스트에서 확인해볼 만하다.
2026년 국민연금, 무엇이 달라졌나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6년 보험료율은 기존 9%에서 9.5%로 올랐고, 이후 2033년까지 매년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돼 최종 13%에 도달한다. 대신 받는 돈의 기준인 소득대체율도 41.5%에서 43%로 함께 오른다. 임의가입·지역가입자에게 더 중요한 변화는 기준소득월액 구간이다. 2026년 7월부터 2027년 6월까지 적용되는 기준소득월액 하한액은 41만 원, 상한액은 659만 원으로, 최근 3년간 평균소득 증가율 3.4%가 반영된 결과다. 이 하한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임의가입자가 낼 수 있는 최저 보험료는 월 3만 8,950원 수준이다. 소득이 아예 없는 전업주부나 학생이라도 이 최저 금액만으로 가입 기간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보험료율 인상은 최은정씨 같은 지역가입자에게는 매달 실질적으로 더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8년에 걸친 인상분이 누적되면 소득이 높을수록 체감 부담이 큰데, 이 구조를 소득 구간별로 나눠 계산해 둔 자료는 보험료율 9.5% 첫해 관련 글에 정리돼 있다.
연기연금, 최은정씨는 몇 살까지 살아야 이득일까
최은정씨는 아직 20년 넘게 남았지만 미리 계산은 해봤다고 했다. 65세부터 월 90만 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수급 개시를 늦추면 1개월당 0.6%, 연 7.2%씩 늘어나 5년(60개월)을 모두 연기하면 원래보다 36% 많은 월 122만 4,000원을 받게 된다. 문제는 그 사이 5년치를 못 받는다는 점이다. 나이별 누적 수령액을 직접 계산해보면 아래와 같다.
| 나이 시점 | 65세 정시수령 누적액(월 90만 원) | 70세 연기수령 누적액(월 122만 4,000원) |
|---|---|---|
| 80세 | 1억 6,200만 원 | 1억 4,688만 원 |
| 85세 | 2억 1,600만 원 | 2억 2,032만 원 |
| 90세 | 2억 7,000만 원 | 2억 9,376만 원 |
계산해보면 80세 시점에서는 정시 수령이 1,512만 원 앞서지만, 85세를 넘기면 연기 수령이 432만 원 앞서기 시작한다. 정확한 손익분기 나이는 83세 11개월이다. 즉 84세 이상까지 살 것으로 예상되고 그 사이 다른 소득(근로소득, 임대소득 등)이 충분해 당장 연금이 아쉽지 않다면 연기연금이 유리하고, 반대로 생활비를 국민연금에 의존해야 하거나 가족력상 장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정시 수령이 현실적이다.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늦추는 부분연기도 가능한데, 월 수령액의 50%부터 90%까지 10% 단위로 지정해 나머지는 바로 받고 일부만 늘리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조기수령까지 함께 넣어 손익분기를 다시 계산하면 결과가 또 달라지는데, 그 조합은 국민연금 조기수령 vs 연기연금 손익분기 글에서 별도로 다뤘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함정, 연금을 더 받으면 기초연금이 준다
여기까지는 국민연금공단 안내 페이지에서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관 기관이 다른 제도끼리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어느 쪽 공식 페이지에서도 계산해주지 않는다. 국민연금을 열심히 늘려 65세 이후 기초연금까지 받게 됐을 때, 국민연금 급여액이 52만 4,550원을 넘고 소득재분배급여금액(A급여)이 26만 2,270원을 넘으면 기초연금이 국민연금과 연계돼 감액되기 시작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2026년 4월 26일 확정 고시한 기준에 따르면 최대 감액 폭은 기준연금액의 절반까지이며, 2026년 기준연금액 34만 9,7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대 17만 4,850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감액된 기초연금 총액은 2021년 276억 원에서 지난해 804억 원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고, 감액을 겪은 수급자도 38만 9,000명에서 84만 2,000명으로 늘었다. 최은정씨처럼 기초연금 수급까지 20년 넘게 남은 경우라면 지금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55세를 넘겨 추납이나 임의가입으로 국민연금을 더 늘릴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감액 구조를 미리 계산에 넣어야 한다. 국민연금을 월 10만 원 더 받으려다 기초연금에서 5만 원이 깎이면 실제 늘어난 금액은 절반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수급 조건과 감액을 피하는 구체적인 소득 기준은 기초연금 완벽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환일시금 반납제도와 자주 하는 실수 세 가지
과거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탈퇴하면서 반환일시금으로 돈을 돌려받았다면, 이를 다시 납부하는 반납제도로 가입 이력을 복원할 수 있다. 반납액에는 이자가 붙는데, 3년 만기 정기예금이자율을 적용하며 2026년 기준 연 2.2% 수준이다. 젊은 시절 일시금을 받아 이력이 끊긴 40~50대라면 최소 가입 기간을 채우는 데 반납이 가장 빠른 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전에서는 세 가지 실수가 반복된다. 첫째, 임의가입 후 생활비를 쪼개 무리하게 납부하다 6개월 이상 미납해 자격을 잃는 경우다. 예전에는 3개월 미납으로도 자격이 상실됐지만 규정이 완화돼 지금은 6개월까지 여유가 있다고는 해도, 감당 가능한 금액으로 신청하는 게 우선이다. 둘째, 분할납부를 택한 뒤 회차가 해를 넘기며 요율이 올라 애초 안내받은 금액보다 더 내게 되는 경우다. 셋째, 연기연금을 신청해두고 중도에 목돈이 필요해 정상 수령으로 되돌리려다 이미 지난 연기 기간의 가산금 계산이 헷갈려 손해라고 오해하는 경우인데, 실제로는 연기 신청 횟수에 제한이 없고 지금까지 지난 기간에 대한 가산은 그대로 인정되므로 확인 부족일 뿐 실질적 손해는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임의가입과 추납을 동시에 신청할 수 있나요
가능하다. 임의가입은 지금부터의 가입 기간을 쌓는 제도이고 추납은 과거 미납 기간을 소급하는 제도라 서로 다른 절차다. 최은정씨처럼 현재는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내면서 과거 24개월은 추납으로 채우는 방식을 함께 쓰는 사람이 많다. 다만 두 보험료를 한 시기에 같이 감당해야 할 수 있으니 자금 계획은 미리 세워두는 편이 안전하다.
연기연금을 신청한 뒤 취소할 수 있나요
취소할 수 있다. 지급연기 신청 횟수에는 제한이 없고, 도중에 목돈이 필요해 정상 수령으로 전환하고 싶다면 그 시점까지 지난 연기 기간에 대한 가산금은 그대로 인정된 채 수령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차례 연기를 반복 신청한 경우 직전 연기분에 대한 가산금이 중복 지급되지는 않으므로, 한 번 결정했다면 자주 바꾸기보다는 큰 방향을 유지하는 편이 계산이 단순하다.
국민연금은 물가에 연동돼 실질 가치가 유지되고 종신으로 지급되는 몇 안 되는 노후 소득이다. 2026년부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 함께 오르는 만큼, 추납·임의가입·연기연금·반납제도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하나만 골라도 가입 기간 1년, 수령 시기 1년의 차이가 평생 받는 금액을 눈에 띄게 바꾼다. 다만 그 계산에는 국민연금 하나만이 아니라 기초연금 연계감액처럼 다른 제도와의 관계까지 넣어야 진짜 순증가분이 보인다. 내연금 사이트에서 현재 예상 수령액을 먼저 확인하고, 위에서 다룬 네 가지 제도 중 본인 상황에 가장 맞는 것부터 계산해보길 권한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금융 결정은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