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씨(41)는 지난해 3월 경기 남부의 아파트를 사면서 3억 5,000만 원을 20년 만기, 연 4.2% 고정금리로 빌렸다. 올해 1월 연말정산에서 이 대출 하나로 돌려받은 세금이 238만 9,692원이다. 같은 돈을 2년 거치식으로 받았다면 132만 원에서 멈췄을 자리고, 취득 당시 기준시가가 200만 원만 높았다면 20년치 2,770만 원이 통째로 사라졌을 자리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는 국세청 연말정산 안내에 제도 설명이 이미 다 실려 있다. 문제는 그 안내문이 “당신 대출은 네 갈래 한도 중 어디에 걸린다”는 말을 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세금에서 실제로 이득인지, 12월 31일에 집을 두 채 들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마찬가지다. 강 씨의 숫자를 그대로 대입해 갈래별로 계산했다. 총급여 6,800만 원, 과세표준 4,300만 원대에 걸린 한계세율 16.5%(지방소득세 포함)를 기준으로 삼았다.
등기 접수일로부터 3개월, 강 씨가 열이틀 늦어 놓친 것
이 공제의 첫 관문은 금액이 아니라 날짜다. 소유권이전등기일 또는 보존등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빌린 돈이어야 한다. 강 씨의 잔금 대출 3억 5,000만 원은 등기 접수일인 3월 20일에 실행됐으니 문제가 없었다. 걸린 건 그 다음이었다.
입주 후 욕실과 주방을 고치느라 5,000만 원이 더 필요했고, 강 씨는 7월 2일에 은행 창구에 앉았다. 담보 여력은 충분했다. 그런데 이 추가 대출에서 나오는 이자는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다. 3개월의 마지막 날이 6월 20일이었기 때문이다. 열이틀 차이로 연 200만 원 안팎의 이자가 공제 밖으로 밀려났고, 15년으로 환산하면 400만 원 가까운 절세 기회가 사라졌다.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기산점은 잔금일이 아니라 등기 접수일이다. 매도인 사정으로 잔금과 등기가 며칠 벌어지는 거래가 드물지 않은데, 달력을 잔금일 기준으로 세면 마지막 며칠을 잘못 계산한다. 집을 사고 나서 추가 담보대출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 결정은 이사 짐을 풀기 전에 끝내는 편이 안전하다.
공제 한도는 네 갈래다, 강 씨 조건을 그대로 넣어봤다
강 씨의 첫해 이자부터 구했다. 3억 5,000만 원, 연 4.2%, 240개월 원리금균등이면 월 상환액이 215만 7,890원이다. 12개월 납입 총액 2,589만 4,680원에서 같은 기간에 줄어든 원금 1,141만 1,700원을 빼면 첫해 이자는 1,448만 2,980원. 이 숫자를 네 갈래 한도에 각각 대입하면 결과가 이렇게 갈린다.
| 대출 조건 | 공제 한도 | 실제 공제액 | 절세액(16.5%) |
|---|---|---|---|
| 15년 이상 + 고정금리 + 비거치식 | 2,000만 원 | 1,448만 2,980원 | 238만 9,692원 |
| 15년 이상 +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 | 1,800만 원 | 1,448만 2,980원 | 238만 9,692원 |
| 15년 이상 + 둘 다 아님 | 800만 원 | 800만 원 | 132만 원 |
| 10년 이상 15년 미만 + 고정 또는 비거치 | 600만 원 | 600만 원 | 99만 원 |
표를 세로로 읽으면 제도 안내문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사실이 보인다. 강 씨에게 1행과 2행은 결과가 똑같다.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가 그의 세금을 1원도 바꾸지 못했다는 뜻이다. 반면 3행으로 내려가는 순간 106만 9,692원이 증발한다. 거치식으로 받았느냐, 상환기간을 15년 아래로 잡았느냐가 진짜 갈림길이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한도는 상한선일 뿐이고 실제로 공제되는 건 그해 낸 이자까지다. 강 씨의 이자 1,448만 원은 1,800만 원 한도 안에 이미 들어가 있다. 2,000만 원짜리 한도는 그에게 빈 그릇이다. 국세청 안내는 “고정금리 비거치식이면 2,000만 원”이라고 최대치를 앞세우지만, 그 200만 원의 여유분은 연 이자가 1,800만 원을 넘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고정금리 전환, 대출 4억 3,500만 원이 갈림목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고정금리가 세금에서 값을 하나. 강 씨와 같은 4.2% 조건에서 첫해 이자가 1,800만 원에 닿으려면 원금이 4억 3,500만 원쯤 돼야 한다. 이 선 아래에 있는 사람은 1,800만 원 한도로 충분하고, 이 선을 넘어야 비로소 2,000만 원 한도의 추가분 200만 원이 열린다.
추가로 열리는 200만 원의 가치는 한계세율 16.5%를 곱한 33만 원이다. 그런데 고정금리에는 보통 가산폭이 붙는다. 4억 3,500만 원에 0.1%p가 얹히면 이자가 연 43만 5,000원 늘어난다. 33만 원을 벌자고 43만 5,000원을 더 내는 셈이다. 손익이 뒤집히는 경계는 가산금리 약 0.08%p이고, 현실의 고정금리 가산폭이 이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갈린다. 절세만 놓고 보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꿀 이유는 사실상 없다. 대신 거치식을 비거치식으로 바꾸는 선택은 강 씨 기준 연 106만 9,692원짜리다. 2년 거치를 썼다면 그 기간에만 213만 원이 날아간다. 금리 상승 위험을 덮으려고 고정금리를 고르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고, 거기에 세금 논리를 근거로 얹을 이유는 없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검토 중이라면 금리 인하폭과 이 한도 변화를 같이 놓고 계산하는 게 맞다.
취득 당시 기준시가 6억 원, 200만 원 차이로 20년이 갈린다
두 번째 문턱은 집값이다. 취득 당시 기준시가가 6억 원 이하인 주택이어야 한다. 2024년 이후 취득분부터 5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올라간 기준이고, 2026년 연말정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국세청, 2026년 1월 기준).
여기서 두 가지가 자주 뒤집힌다. 첫째, 기준시가는 시세가 아니라 공시가격이다. 강 씨가 산 아파트는 매매가 8억 원대였지만 공시가격은 5억 6,000만 원대였다. 시세만 보고 “6억이 넘으니 안 되겠네” 하고 지나치는 사람이 실제로 많다. 둘째, 판정 시점은 취득 당시다. 산 뒤에 공시가격이 7억, 8억으로 올라도 공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반대로 취득할 때 6억 200만 원이었다면 나중에 값이 내려도 되살아나지 않는다.
이 200만 원 차이가 얼마짜리인지 20년으로 늘려 계산했다. 강 씨의 20년 총상환액은 5억 1,789만 3,600원, 여기서 원금 3억 5,000만 원을 빼면 총이자가 1억 6,789만 3,600원이다. 연간 이자가 한도 1,800만 원을 한 번도 넘지 않으므로 전액이 공제 대상이 된다. 한계세율 16.5%가 20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누적 절세액은 2,770만 2,444원. 기준시가 6억 원과 6억 200만 원 사이에 이 금액이 통째로 걸려 있다. 분양권으로 취득한 경우에는 공시가격 대신 분양가격으로 6억 원 이하 여부를 따진다는 점도 같이 기억해둘 만하다.
창구가 먼저 말해주지 않는 다섯 가지
강 씨가 세무서와 회사 총무팀을 오가며 확인한 것들이다. 제도 설명에는 한 줄로 적혀 있지만 실제로 반려되는 지점은 거의 여기에 몰려 있다.
- 주택 소유자와 채무자가 같아야 한다. 부부 공동명의로 사고 대출은 본인 단독으로 받은 경우는 공제된다. 그러나 주택이 배우자 단독명의인데 대출만 본인 이름이면 한 푼도 안 된다. 명의를 정하는 자리에서 이미 결정되는 문제라 나중에 손쓸 방법이 없다.
- 12월 31일 현재 2주택이면 그 해가 통째로 날아간다. 과세기간 종료일 기준으로 무주택이거나 1주택인 세대의 세대주만 대상이다. 양도소득세의 일시적 2주택 특례 같은 유예가 여기에는 없다. 갈아타기를 하는 중이라면 매도 잔금일을 12월 말로 미루는 순간 그 해 공제가 사라진다.
- 대환하면 상환기간 요건을 다시 본다. 갈아탄 대출도 상환기간이 15년 이상이어야 자리를 지킨다. 잔여 10년짜리로 갈아타면 한도가 600만 원대로 떨어진다. 공제 대상 금액도 기존 차입금 잔액 범위까지만 인정된다.
- 간소화 서비스에 안 뜨는 해가 있다. 대환 직후 첫 해나 일부 금융기관 대출은 자료가 누락되는 일이 생긴다. 이때는 해당 금융기관에서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하면 된다. 자료가 없다고 그대로 넘기면 그 해만 0원이 된다.
- 세대원도 받을 수 있지만 조건이 붙는다. 세대주가 주택자금 관련 공제를 받지 않았고, 본인이 그 주택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세대주와 세대원이 각자 챙기다가 중복으로 신고하면 나중에 한쪽이 추징된다.
덧붙이면 이 공제는 세액공제가 아니라 소득공제라서 과세표준을 줄인다. 같은 이자를 내도 한계세율이 6.6%인 사람과 26.4%인 사람의 체감이 네 배 가까이 벌어진다. 부부 중 누가 대출 명의를 가질지 고르는 단계에서 소득이 높은 쪽을 채무자로 두는 게 유리한 이유다. 다만 그 사람이 주택 소유자여야 한다는 첫 번째 조건을 함께 만족해야 한다.
전세로 버텼다면 얼마였을까
기관 안내문은 자기 제도만 설명한다. 강 씨가 집을 사지 않고 전세나 월세로 남았을 때 연말정산에서 받을 수 있었던 금액과 나란히 놓아야 이 공제의 크기가 보인다. 같은 총급여 6,800만 원, 같은 한계세율 16.5%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 선택 | 공제 방식 | 강 씨 조건 대입 | 연간 절세액 |
|---|---|---|---|
| 매수 후 주담대 | 이자 전액 소득공제(한도 1,800만 원) | 이자 1,448만 2,980원 | 238만 9,692원 |
| 전세 + 전세대출 | 원리금상환액의 40%, 연 400만 원 한도 | 원리금 1,800만 원의 40%는 720만 원이지만 한도 400만 원 | 66만 원 |
| 월세 거주 | 세액공제 15%, 한도 1,000만 원 | 월 80만 원 곱하기 12개월은 960만 원 | 144만 원 |
전세대출 공제가 가장 약하다. 상환액의 40%만 인정하는 데다 한도 400만 원을 청약통장 소득공제와 나눠 써야 해서, 청약통장에 매달 납입하고 있으면 그만큼 더 줄어든다. 월세는 산출세액에서 바로 빼주는 세액공제지만 한도 1,000만 원이 낮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공제율이 17%로 올라가니 월세 세액공제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세 갈래 중 주택담보대출 이자 공제의 절세폭이 가장 크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자를 그만큼 냈기 때문에 생기는 공제다. 세금을 보고 대출을 늘리는 것은 순서가 거꾸로다.
자주 묻는 질문
부부 공동명의인데 대출은 제 이름으로만 받았습니다
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로 취득하고 차입금 채무자가 본인이면 공제받을 수 있다. 막히는 쪽은 반대 경우다. 주택이 배우자 단독명의인데 대출만 본인 이름이면 소유자와 채무자가 어긋나 대상에서 빠진다. 둘 다 근로소득이 있다면 한계세율이 높은 쪽을 채무자로 맞추되, 그 사람이 소유자 명단에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
중간에 집을 팔고 갈아탔는데 12월에 잠깐 두 채였습니다
과세기간 종료일인 12월 31일 현재 세대 기준 2주택이면 그 해 공제는 받을 수 없다. 중간에 며칠 겹쳤다가 11월에 정리했다면 문제가 없고, 반대로 1년 내내 1주택이었어도 12월 31일에 두 채면 그 해분이 사라진다. 매도 잔금일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면 12월을 넘기지 않는 쪽이 유리하다. 강 씨 기준으로 그 하루의 값은 238만 9,692원이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금융 결정은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